들어가며: 숫자로 보는 한국 교회 성경 지형도
"우리 교회는 개역개정 쓰는데, 옆 교회는 아직도 개역한글이래요." 이런 대화, 한 번쯤 들어보셨죠? 한국 교회에서 개역한글과 개역개정 성경의 실제 사용 수량과 비율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대한성서공회 자료와 교단별 공식 채택 현황을 바탕으로, 한국 교회 성경 사용 실태를 숫자로 명쾌하게 풀어드립니다.

1. 결론부터: 개역개정이 약 85~90% 압도적 우위
가장 궁금하신 핵심 수치부터 말씀드릴게요. 대한성서공회가 발표한 교단별 성경 활용 현황 분석에 따르면, 현재 한국 교회의 약 85~90%가 개역개정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자료에서는 80% 이상이라는 표현도 등장하지만, 가장 최근 통계 기준으로는 9할에 육박한다고 보시면 정확합니다.
반면 개역한글판은 약 10~15% 수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일부 보수 성향 교단이나 노년층 성도가 많은 교회, 미주 한인 교회를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시간순으로 보는 점유율 변화
개역개정판은 1998년 첫 출간 당시만 해도 사용 교회가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보급 추이를 살펴보면 변화가 한눈에 보입니다.
1998년 출간 직후~2000년대 초: 출간 후 약 5년간 누적 반포 부수가 44만 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한국 교회가 새 번역본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했던 시기입니다.
2000년대 중반: 한 해에만 30~40만 부가 보급되며 사용 교회가 1,000여 개를 돌파했고, 주요 교단들이 잇따라 공식 채택을 결의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 80% 이상의 한국 교회가 개역개정을 사용하는 시대로 진입했고, 신학교 교재·주일학교 교재·QT 책자 대부분이 개역개정 기준으로 출간되며 사실상 표준 성경의 지위를 확립했습니다.
2020년대 현재: 85~90%까지 점유율이 상승했으며, 대한성서공회는 2035년을 목표로 또 한 번의 개정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약 37년 만의 차기 개정인 셈이죠.
3. 교단별 채택 현황: 누가 무엇을 쓰는가
개역개정판을 공식 강단용 성경으로 채택한 한국의 주요 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역개정 공식 채택 교단: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예장대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한국루터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기독교대한나사렛성결회, 복음교회 등 한국 개신교 주류 교단 거의 전부가 포함됩니다.
특히 보수 진영의 대표 교단인 예장합동과 고신까지 개역개정을 채택하면서, 사실상 한국 교회 전체가 개역개정 시대로 전환되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신 교단의 도입은 보수 교계에서도 새로운 번역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졌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여전히 개역한글을 선호하는 곳: 일부 독립 교회, 소수의 보수 성향 교회, 그리고 미주 한인 교회 일부에서는 개역한글판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주 교계는 개역개정 보급률이 한국 본토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4. 출판·판매 시장에서 본 수량 지표
대한성서공회는 매년 수백만 부의 성경을 국내외에 반포하고 있는데, 국내 보급 물량의 절대다수가 개역개정판입니다. 교보문고, 예스24 등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상위권 성경 역시 개역개정판이 차지하고 있고, 두란노몰을 비롯한 기독교 전문 서점에서도 신간 출시의 대부분이 개역개정 기반입니다.
관주성경, 해설성경, 한영대조성경, 큰글자성경, 가죽성경 등 다양한 형태의 신상품이 거의 개역개정판으로만 출시되고 있다는 점은, 출판 시장에서 개역한글판의 입지가 사실상 보존·기념 수요로 한정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5. 그럼에도 개역한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수치상으로는 10% 안팎이지만, 개역한글판은 여전히 한국 교회사의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50년 넘게 강단에서 선포된 말씀의 언어이기에, 원로 목사님들의 설교와 성도들의 암송 구절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죠.
또한 찬송가 가사, 신앙 서적의 인용문, 고전적 신학 저서들이 대부분 개역한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개역한글은 사용 비율과 무관하게 한국 교회의 문화적 자산으로 계속 보존될 가치가 충분합니다.
마무리: 숫자보다 중요한 것
정리하면 한국 교회의 성경 사용 비율은 개역개정 약 85~90% 대 개역한글 약 10~15% 수준이며, 이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2035년 차기 개정판이 나오면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예상되죠.
하지만 어떤 번역본을 사용하든 본질은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율이 아니라, 그 말씀을 얼마나 깊이 만나고 삶에 적용하느냐겠지요. 여러분의 교회는 어떤 성경을 사용하고 있나요?
💡 참고: 본 통계는 대한성서공회 발표 자료, 크리스천투데이·아이굿뉴스 등 기독교 전문지 기사, 교단 총회 결의 자료를 종합한 추정치이며, 정확한 단일 공식 통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